김포도시철도 고장, 정차, 승객 탈출 … 사망자 없는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이번엔 운이 좋았을뿐, 다음은 없다. 하루라도 빨리 민간위탁구조 청산하라!

12월 21일 저녁 6시 35분경, 김포도시철도 무인 경전철이 열차안전원도 태우지 않은 채 200명도 넘는 승객들과 함께 지하 선로 위에서 멈췄다.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갇혀버렸고, 뒤따르던 전동차의 승객들은 볼모가 되어 구원 시도에 몇 번이고 동원되어야 했으며,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전동차 세 대에 타고 있던 승객 600여명은 김포공항역과 고촌역 사이 지하에서 속이 타들어 갔고, 급기야 전동차 문을 열고 선로 위에 뛰어내려 2 km 넘는 지하 터널을 걸어 탈출해야 했다. 

열차안전원이 없었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같은 끔찍한 경험을 가진 전국 철도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4만 4천여 우리 협의회 조합원들은 이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천만다행으로 큰 탈 없이 마무리된 듯하지만, 지하 공간에 한 시간 이상 갇혔다가 선로 위를 걸어 탈출한 악몽을 평범한 시민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트라우마를 겪을 수도 있으며 도시철도를 다시는 타지 않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번 사고로 김포도시철도의 안전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대구지하철화재참사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우리 협의회와 김포도시철도지부 노조는 개통 전부터 간곡히 호소했다.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한 투자를 위해서 지금의 민간위탁구조를 철폐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해야만 노동자들이 떠나지 않고 자신의 작업장에서 숙련도를 높일 수 있다’ 등등. 하지만, 김포시와 서울교통공사와 김포골드라인운영(주)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고, 결국 이런 일이 터지고 말았다. 정말이지 누구 하나 죽는 꼴을 봐야 정신을 차릴텐가 말이다!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김포시는 지금의 경고가 허언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김포시는 시민의 세금으로 김포도시철도를 건설했지만, 정작 운영을 포기한 채 다단계 위탁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현재 운영 위탁을 맡은 김포골드라인운영(주)와 그 모회사인 서울교통공사의 상황은 어떤가? 두 회사 모두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있다. 각종 부채와 여기에 붙은 이자,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감소, 교통복지비용 등으로 인한 적자 등등. 

구조적 원인

이 때문에 자회사는 열악한 처지의 노동자들이 자괴감을 느끼며 회사를 떠나도 제대로 대우해주지 못하고 비정규직만 늘린다. 모회사 역시 같은 사정이어서 김포도시철도 사업이 아쉽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사고 시 비상메뉴얼에 대응 직원이 달랑1명이고 나머지는 협력업체 사람들로 채워넣었을 정도다. 본인들은 자신이 이 메뉴얼에 들어있는지 알고나 있을까?

한편 지난 28일, 김포시장은 김포도시철도를 2024년부터 시가 직영하겠다는 담화와 함께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조치를 발표했다. 우리는 김포시장의 이번 담화를 환영한다. 하지만 2024년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시민들이 진짜 안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다. 지금 바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말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우선 안전을 위한 인력을 확대하고, 전문성 확보를 위한 통섭형 근무를 폐지하며, 전문 인력 이탈 방지를 위해 처우 개선이 급하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김포시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번 사고는 지난 5월의 두 차례 전동차 고장, 지연 사고의 후속편이었다. 그럼에도 김포골드라인운영(주)는 코로나19 핑계를 대며 인원을 더 줄여버렸다. 이제 보라, 지금의 시스템이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바뀌지 않는다면, 이번 사고는 또 다른 사고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피눈물을 흘리며 깨닫는 날이 오고 말 것이다. 

2020년 12월 29일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공항철도노조, 광주도시철도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 대구지하철노조, 대전도시철도노조, 메트로9호선노조, 부산지하철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서해선지부, 용인경전철지부, 인천교통공사노조, 전국철도노조(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