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준) 성명] 해프닝으로 넘기기 힘든 ‘교통요금 인상’논란, 기후위기/코로나19 이후의 공공교통을 제대로 논의하자!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시기에 난데없이 ‘요금인상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8월 24일 SBS는 [단독]이라는 방식으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교통요금 인상이라는 큰 방향에 대해 합의점을 이뤘고 인상폭은 300원 정도가 될 것이라 보도했다. 특히 해당 방송에선 현재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인 우형찬 의원의 인터뷰를 통해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간 공감대가 있다’는 점이 방송되었다. 해당 보도는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시민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특히 서울시의 요금인상이 다른 지역의 요금인상을 촉발해온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 교통요금 인상이 공공요금의 줄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에 우려가 나왔다. 해당 논란이 부담되었는지 8월 25일에 바로 서울시의회는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명의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 전혀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문을 내놓고 서울시와 시의회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합의한 사실은 물론 보고받은 사실조차 없다고 밝혔다. 아마도 이번 논란을 해프닝 정도로 무마하고 넘어갈 모양이다.

하지만 공공교통네트워크의 관점에선 이번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미 서울시는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 요금인상을 저울질하고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기도가 준공영제 도입에 따라 일방적으로 교통요금을 인상한 탓에 그동안 서울-인천-경기도 간에 유지되던 통합요금 체계가 깨진 이후, 지속적으로 요금조정에 대한 압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과거 교통요금 인상 국면에서도 지속적인 언론플레이를 통해서 요금 인상을 타진하면서 교통사업자들을 통해 요금인상 불가피성을 내세워왔던 전례도 있다. 즉 이번 논란은 사실상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서울시의 정책판단이 어느 정도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라고 공공교통네트워크는 판단한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서울시의 공공교통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혁신이 없는 교통요금 인상에 반대한다. 그리고 반대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지난 2015년 교통요금 당시에도 단순히 요금 인상만으로는 현재 서울시의 공공교통체계가 가진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요금 인상을 반대했다. 그리고 당시 시장의 요청으로 요금 인상은 진행하되 구조 개혁을 위한 ‘경영혁신 TF’를 만들어 운영했고 이를 통해 지하철/버스 기관과 노동자, 시민들이 합의하는 개선안을 내 놓았으나 수용되지 않았고 발표도 안 된 상태에서 사장된 전례가 있다. 그리고 지난 5년 동안 서울시는 서울시의 교통혁신을 위해 진행한 사업이 없다. 부서 안에서 자체적으로 한 노력이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내부 개선에 불과한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2) 코로나19로 인한 공공교통의 피해는 매우 구체적이다. 실제로 상반기 내에 3~40% 정도 이용객의 감소를 보였다가 5월 말이 되어서야 전년대비 80%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그 사이 서울시는 마땅히 해야할 방역대책에 대한 책임을 지하철과 버스의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택시 등 민간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진행했다. 이 와중에 버스준공영제에 따라 편성된 지원금 2,733억원 중에서 1,028억원을 감액했다. 이로 인해 4,956억원에 달하는 재정부족액을 초래했고 버스사업조합에 3,5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전가했다. 이것은 서울시가 의도적으로 서울 버스의 적자를 만든 것이다. 알다시피 서울시는 서울지하철의 운영적자 등을 지원해 준 사례가 없다. 즉 현재 서울시 공공교통의 적자는 서울시가 만든 ‘의도적 적자’에 가깝다.

(3) 코로나19의 상황이 기후위기라는 더욱 중요한 위기의 현상이란 것은 상식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관행적인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오히려 이를 기회로 대규모 교통인프라 사업에 골몰한다. 각종 도로 지하화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검증되지도 않은 드론이니 5G 스마트 자율주행차니 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새로운 정책이 어떤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진행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런던, 파리, 뉴욕, LA 등 도시들이 도시의 자가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그린뉴딜 정책이나 기후위기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에 비교하면 서울시 교통정책은 한가하게 느껴질 정도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적어도 다음의 교통요금 인상은 새로운 서울의 공공교통체계를 전제로 한 후에야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간에 눈에 보이는 언론플레이에 가까운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 아직 우리 사회가 어떤 위기에 직면해 있는지를 깨닫지 못하는 단순함을 확인한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교통요금 문제는 교통관료들의 손에서 시민들의 손으로 옮겨와야 한다. 서울시의 교통관료들은 30%의 이용객 감소로 인한 적자를 말하지만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공공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70%의 시민들을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이동을 더 편하고 안전하게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업자가 아니라 실제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이 안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적어도 이런 논의가 전제가 된 후에야 교통요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하지만 단순히 적자 메우기 목적의 교통요금 인상에 반대한다. 그에 앞서 왜 버스지원금을 줄였는지, 왜 서울시는 지하철에 대한 운영비용 지원을 하지 않는지 밝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울시의회가 서울시 들러리만 서지 말고 공공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길 바란다.

2020년 8월 28일
공공교통 시민사회노동 네트워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