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를 기억하고 산 자를 위하여 싸우자!”

2020년 4.28세계 산재노동자의 날에,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궤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주간 선포 기자회견문 

4월28일은 세계산재노동자의날이다. 전 세계에서 일하다 죽거나 다친 노동자들을 기억하는 날이다. 우리 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이하 ‘협의회’)는 4만4천여 조합원들을 대신하여, 그들과 유가족들에게 동료 노동자로서 경의를 표하며 깊은 애정과 연대의 뜻을 전한다. 또한 이번에 사상 처음 갖는 철도 지하철 산업의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 행동을 통해 먼저 가신 궤도 동료, 선배 노동자들과 그 가족에게 무한한 존경과 동지애를 전하고자 한다. 

우리는 오늘부터 4월28일까지 협의회 소속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추모 행동을 하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철도 지하철 현장을 만들자고 강조할 것이다. 그것이 노동자와 국민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국제적으로 산재 왕국이라 알려진 한국, 그 중 공공부문에서는 궤도 현장의 현실은 끔찍하다. 해마다 적지 않은 동료, 선후배들이 현장에서 죽어간다. 작년에도 밀양역 선로에서 일하다 한 명이 죽고 두 명이 다쳤다. 화순에서는 부당한 노무관리로 인해 한 명이 자살했다. 해마다 현장에서는 열차에 치여 죽고, 받쳐 죽고, 감전되어 죽고, 떨어져 죽고, 깔려 죽는다. 사고만이 아니다. 높은 노동강도, 교대/교번근무로 몸과 마음도 골병들었다. 그래서 우울증, 공황장애로 자살해 죽고, 자다가 또는 일하다 심근경색, 뇌경색으로 죽는다. 이렇게 해서 우리 협의회 소속 13개 운영 기관들에서 각각 개통 후 지금까지 공식 인정된 산재 사망 노동자 수가 2천5백명도 훨씬 넘는다. 

궤도산재사망노동자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

이 같은 사정의 배경에는 정권을 불문한 경쟁과 효율 중심의 철도 정책이 똬리를 틀고 있다. 자본과 노동력의 이동 수단인 철도, 지하철은 자본주의 경제의 혈관과도 같은 것이어서, 이윤의 원리에 기초하는 자본주의를 위해 경쟁과 효율의 압력이 크다. 이 때문에 현장은 말 그대로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야 한다. “빠르고 편안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위해서 말이다. 

우리는 이 죽음의 행렬을 끝내고자 한다. 우리는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경쟁과 효율이 아닌, 안전과 공공성을 우선하는 철도정책과 제도를 요구한다. 부품마저 단종된 낡아빠진 전동차의 내구연한 규제는 없애면서 정비 인력은 충원해주지 않은 탓에 사고가 터질 걸 알면서 모른 척 할 수 없다. 혼자 일하다 주검으로 발견되는1인 근무로 승객 안전을 지킬 수 없다. 사태가 이런 데도 사고나면 현장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징벌주의로는 아무 해결이 안 된다. 인력을 충원하라! 투자를 더욱 늘려라! 안전과 공공성의 철도 지하철을 만들자! 

다시 한 번 우리 철도지하철 현장에서 먼저 간 선배, 동료 노동자들을 마음 깊이 애도하며, 그들을 잊지 않고 산 자를 위해서 싸울 것을 다짐한다.

2020년 4월 20일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공항철도노조,광주도시철도노조,김포도시철도지부,대구지하철노조,대전도시철도노조,메트로9호선노조,부산지하철노조,서울교통공사노조,서울메트로9호선지부,서해선지부,용인경전철지부,인천교통공사노조,전국철도노조(가나다 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
조상수 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상임의장/철도노조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