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0일 오늘,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고 김용균 군이 홀로 일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3년. 그 사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구했던 생전의 고인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나갔다. 2016년 5월 28일, 지하철 청년 노동자 김 군을 잃은 바 있는 우리들은 남다른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그 목소리를 경청하였으며 다시는 이런 죽음이 없도록 하자고 결의했다. 

하지만, 발전소를 죽음의 일터로 만들어 버린 원하청 업주들은 반성은커녕 여전히 고인을 욕보이고 있고, 작업장 고인의 빈 자리는 여전히 또 다른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채우고 있다. 그뿐인가 고인을 포함한 여러 노동자들의 목숨 값이나 진배없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누더기가 된채 통과되어, 오죽했으면 시행 전인데도 유족들이 개정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을 정도다. 이것이 고인을 보내고 3년이나 지난 우리의 현주소다. 여기에 일하다 사고로 죽은 노동자들이 줄지 않는 현실은 참혹하기까지 하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조금치도 나아지지 않는 이 같은 현실의 배후에는 문재인 정권이 있다고 생각한다. 집권 기간 내내 “사람이 먼저다”, “노동존중” 따위의 번지르르한 언사 외에 실천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무능력한 정권이 살인 기업을 처벌하기는커녕, 코로나19 위기 시에는 아예 대놓고 기업 편들기를 한 탓이다. 이제는 덕분에 우파의 대통령선거 후보가 최저시급제와 주52시간제가 비현실적이라며 철폐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게 노동자가 기업의 소모품 이상으로 보일리 만무하니, 사람이 죽어나가도 달라지는 게 없는 현실을 오늘 우리는, 비참하지만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철도지하철 현장도 다르지 않다. 안전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면, 비용과 효율의 논리만 앞세우는 정부 관료들 때문이다. 저들은 적자의 책임을 노동자의 일자리를 줄이거나 인건비를 줄여서 매꾸라고 하는데, 도대체 철도지하철 현장에 얼마나 많은 또다른 김군을 양산해야 만족할지 싶다. 우리 협의회는 고인의 3주기를 맞아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시 한 번 유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 나아가 그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결의를 다시 다지며, 죽지 않고 일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임을 천명한다. 

2021.12.10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