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고는 12월1일 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나는 감시받으며 운전 못하겠다” 전국 열차 운전승무노동자들의 결의대회를 위해 전국 보육교사들의 노동조합인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보육지부가 보내준 연대서한이다. 이날 보육교사 노동자들은 안산 교육청이 추진 중인 인공지능 감시카메라 도입을 막기 위한 기자회견과 항의 방문을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서한으로 연대를 대신했지만, 운전승무 노동자 결의대회에서는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발언 중 하나였다. 이미 감시카메라가 일터에 설치되어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했기 때문인 듯하다. 아래는 연대 서한 전문이다. (사진: 복지뉴스)

안녕하세요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보육지부입니다.

보육교사들은 조합원 여러분들이 일터로 나가기 위해 아이들을 맡기는 어린이집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노동자들이 가입하고 함께하는 노동조합입니다.

우리 보육노동자들은 어린이집에 출근하면서부터 CCTV 감시 아래 노동을 합니다. 노동하는 곳 어디에도 사각지대는 없습니다. 아이들의 등원지도부터 식사지도, 낮잠시간, 심지어 휴게시간까지 CCTV 감시 속에 있습니다.

어린이집 CCTV는 아동학대 방지 등 영유아의 안전과 보육교직원 보호, 안전사고의 예방, 시설물의 안전한 관리, 범죄예방, 증거확보 등을 위해 설치·운영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사용자는 국가가 정한 본래의 목적과 달리 보육교사를 탄압하고 감시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용자인 원장은 어린이집 CCTV를 이용해 보육교사의 노동을 일상적으로 감시합니다.

원장은 영유아가 안전한지,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지 않은지 궁금하다며 CCTV앞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짜 목적은 보육교사의 업무감시입니다. 원장은 CCTV를 통해 교사를 감시하고 교사의 업무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육교사에게 “CCTV를 봤는데 왜 이렇게 하고 있냐?”, “지금 이 업무를 하는 것이 맞냐?”는 등 보육교사의 업무 태도를 지적합니다. 심지어 교사회의에서 CCTV 영상을 근거로 보육교사의 근태를 지적하고, 해당 CCTV장면을 보육교사들과 함께 열람하거나, 해당 보육교사의 업무에 대한 평가를 작성해 오라는 지시도 서슴지 않습니다.

물론, 이 모든 행위는 현행법 위반입니다. 그러나 사용자인 원장의 위법행위를 알아도 많은 보육교사들이 이에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CCTV 자료를 가지고 원장이 마음대로 해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원장 마음에 들지 않는 보육교사를 해고하는 일은 너무나 쉽습니다.

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교사가 있다면 우선 CCTV에 저장된 CCTV 영상을 돌려봅니다. 화질이 좋지 않은 어린이집 음성조차 없는 CCTV의 단편적 영상은 촬영 각도에 따라 사실과 다른 상황으로 오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중 원장이 보기에 적절한 영상을 찾으면 아동학대 의심으로 일단 신고합니다. 보육교사는 아동학대 의심 신고만으로도 행정처분과 해고가 가능하고, 신고만으로도 아동학대 가해자, 범죄자로 낙인찍어 괴롭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동학대 판정결과가 무혐의가 나온다고 해도 의심신고를 무고죄로 고소할 수 없기에 CCTV는 보육교사를 괴롭히는 매우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어린이집의 CCTV는 영유아의 안전과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되었지만, 현실은 본래의 목적과 달리 노동을 감시하고, 범죄자로 낙인찍어 괴롭히는 도구로 남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설치된 CCTV 만으로도 보육교사들의 어려움과 괴로움이 차고 넘치는데, 최근 안산시에서는 아동학대를 예방을 위한 선진기술 개발이라며 인공지능 CCTV(이하, AI CCTV)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안산시가 말하는 AI CCTV는 아동의 표정과 일부 동작만 보고 아동학대를 사전 예측하는 시스템입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를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 개발한다며 표창까지 수여받는 정책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중입니다.

과연 AI CCTV로 표정만 보고 아동학대와 범죄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물론, 기술이 엄청나게 개발되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보육지부는 자율주행 차량조차 인식오류로 사고가 발생하는 현실에서, 우는 눈에 웃는 입을 조합한 사진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하는 인공지능이 단편적 영상만으로 아동학대를 예측하겠다는 발상은 비과학적이며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강력하게 보호되어야 할 아동과 보육교사의 민감·생체정보를 아동학대 예방이라는 허울아래 민간에게 넘기는 것이며, 교사와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는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음에도 정부와 자치단체가 먼저 앞장서 추진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정부가 CCTV를 설치해도 사용범위를 정하고, 남용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잘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어리이집 CCTV 관리를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매년 [보육사업안내]를 발생하고 CCTV를 설치, 관리, 열람에 대한 지침이 명시하지만 관리하는 지자체의 감독이나 처분은 매우 사무적이고 행정 편의적인데, 이를 남용하여 괴롭히는 원장은 매일 마주해야 하는 권력자입니다.

물론 아동학대가 발생했을 때 CCTV 자료를 통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발생한 아동학대에도 CCTV를 통해 진행된 것은 사후 확인, 증거로 채택하여 처벌하는 것뿐입니다. 이런 상황이 CCTV 설치를 통해 아동학대를 효과적으로 줄인 것이라 말해야 할까요?

정말 아동학대를 줄이려면 교사1명당 배정되는 과도한 아동의 숫자를 줄이고,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해야한다고 한결같이 말합니다.

기차 운전실 내 CCTV 설치 또한 같습니다. 아니 더더욱 말이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운전실 내 CCTV 설치를 하겠다는 것은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과 예방책이 아닙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이 우선 보장되어야합니다. 운전실에 1인이 아닌 2명 이상의 안전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인력 배치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CCTV 설치는 예방이 아닌 감시와 탄압의 수단일 뿐입니다.

사고 예방과 안전을 핑계 삼아 노동자를 감시하는 CCTV설치 법안 도입을 즉각 중단해야합니다.

보육지부도 그 길에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