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하철역 환기구에서 진행 중인 양방향 전기 집진기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고용노동부는 일체 점검을 실시하라!

9월 9일 모두가 출근을 서두르고 있을 아침. 27세의 한 청년 노동자가 생을 달리했다. 서울교통공사 공덕역 7번 출구 앞 환기구에서 그레이팅(지하 환기구 안전 철망) 해체 작업을 하던 중 10미터 지하로 추락한 것이다. 아찔하고 참담함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유족들의 마음은 어떨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고인은 최근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지하철역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양방향 전기집진기 설치 공사에 투입되었다가 변을 당했다. 이 전기집진기는 환기구에 설치할 수밖에 없는데, 지하철 환기구는 그 특성상 바닥부터 지상까지 폭이나 깊이가 거대한 굴뚝과 같다. 이 때문에 환기구 작업은 추락의 위험이 상존하여 특별한 안전 조치들이 필요하다. 특히 환기구를 덮고 있는 쇠덩어리, 그레이팅의 해체는 그 무게 때문에 크레인이 필요하며, 작업자는 안전대를 착용하고 이를 지지대에 묶고 작업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고에는 그런 조치가 전혀 취해지지 않은 채 1×1.5 미터 사이즈, 120킬로그램 그레이팅을 단 두 명의 작업자가 맨손으로 들어올리려다가 균형을 잃고 고인이 그만 환기구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추락사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건설 현장의 추락사의 사례와 조금도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위험한 작업을 적절한 안전보호구와 관리, 감독 없이 진행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공사는 정부가 거액의 세금을 들여 (주)리트코가 전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으로 그 과정에서 업체들 간 소송과 집진기 효율성 검증 논란으로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벌인 뒤 공사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기관장 경고와 공사 간부까지 해임 징계처분 끝에 (주)리트코는 올해 7월부터 공사를 재개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서울을 포함한 광주, 대구, 부산, 인천 등 5개 광역시 지하철 공사에 대하여 같은 공사를 수의계약, 독점으로 진행 중이다. 이번 추락사고는 이 와중에 일어난 것이다.

비용절감을 위한 안전조치 미흡과 빠른 이윤 회수가 죽음의 본질이다!

문제는 이렇게 규모가 큰 전국적 공사를 (주)리트코는 안전에 대한 충분한 투자 없이 진행하다가 이번과 같은 참사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기업은 100인 규모의 환경오염 관련 기계 설비 개발사이자 제조사일 뿐, 건설업의 관행을 보았을 때 여러 하청업체와 문어발식 계약을 통해 전국에서 같은 공사를 진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고는 대대적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체된 사업의 간극을 메꿔 비용 절감과 이윤 추구를 위해 안전을 팽개친 결과물로밖에 볼 수 없다. 노동 현장에 유사한 죽음이 잇따르던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고인의 죽음이 더 안타깝고 참담한 까닭이다.

이에 우리는 (주)리트코가 진행하고 있는 전국 지하철역에 대한 양방향 전기 집진기 설치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안전에 대한 전수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다. 여기에 더해 위 공사와 공사에 참여하는 업체들의 계약 관계는 물론 안전에 대한 충분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며, 당연히 공덕역 참사의 진상 파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책임과 처벌이 이루어져야만 조금이나마 유족들의 비통한 심정에 위로가 되고, 이 사회에서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고 안전 사회로 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2021. 9. 10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