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7.26), 전국 도시철도 노사 대표자들이 국회에서 정의당 이은주 의원과 민주당 송영길 의원(민주당 대표)을 차례로 만나, 도시철도 재정난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며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당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회 출입 제한 때문에, 6개 운영기관 대표 중 3곳의 대표만이 참석했는데, 노측은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궤도협의회 상임의장), 정현목 인천교통공사노조 위원장, 김중철 대전도시철도노동조합 위원장이, 사측은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이 참석했다.

도시철도 노사대표자들이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 송영길 민주당 대표,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

국회 차원의 노력

여기서 국회 차원의 노력이란 이은주 의원 등이 발의한, 중앙정부의 공공서비스의무의 도시철도 적용을 위한 관련 법 개정안(도시철도법, 철도산업발전기본법 등)의 통과를 말한다. 작년에 발의된 이 개정 법안들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의 반대 그리고 민주당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통과가 좌절되었다. 이낙연 등 민주당 인사들이 과거 야당 시절에 직접 똑같은 개정안을 발의한 적 있었으면서 말이다.

도시철도 운영기관 적자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당연히 적자의 주 원인과 관련, 그 적자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으며,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등을 둔 논쟁도 끝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자금 줄을 쥔 여당과 중앙 정부는 운영기관의 자구책을 먼저 요구하거나 지방 정부에게 공을 넘긴 채, 끝도 없이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

폭탄돌리기

국회와 중앙정부의 정책에 의해 도입된, 장애인, 국가유공자, 노인 등에 대한 도시철도 무상 이용 정책을 운영기관만의 부담으로 하는 것은 정책의 지속가능성이나 그 정책의 성격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불가능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다른 한편, 정부 요구에 따라 자구책을 수없이 제시하고 그로 인해 정원 감축을 했지만, 한 해라도 적자가 아닌 적이 없었다. 다시 말해, 자구책이 적자의 대안이 아니었던 것이다.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방역비용과 승객 감소 등으로 작년에만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손실 비용이 2조 원 가까이 되며, 올해 역시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다른 한편, 이런 논쟁들 가운데 일부 주장은 복지 수혜자인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들에게 화살을 돌려, 복지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나아갔다. 결국 노인 등이 까닭 없이 요금을 내는 다른 이용자들에게 미안해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물론, 요금현실화라는 말로 이용자들에게 요금을 올려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논쟁

하지만, 무임수송에 드는 비용, 즉 받아야 할 요금을 안 받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을 못 하는 상황은, 예컨대 인력 충원, 안전 시설 확대, 노후 전동차 교체 등은 중앙 정부의 지원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원을 축소할 필요도 없고, 노인 등이 다른 이들에게 미안해할 필요도 없고, 이용자가 돈을 더 내지 않고도 말이다. 바로 현재 계류 중인 법안을 국회가 통과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올해 6월 기준 부채비율이 130%를 넘는 상황까지 갔다가, 서울시가 4천530억 원을 떠안으면서 다시 110%대로 떨어뜨렸다. 서울교통공사는 130%대에 맞추어 도시철도공채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원의 10%를 넘기는 인력 감축과 사당 복합환승센터 등 보유자산 매각이야기가 나왔던 것이다. 이런 데도 중앙정부와 여당은 뒷짐진 채 ‘강 건너 불’보듯 하고 있어 그 속내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강 건너 불보듯

즉 위기를 일부러 방치하였다가, 요금인상, 복지 축소, 민영화를 실행에 옮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최근 연장, 신설 노선의 대부분은 민자 유치를 통한 운영권 위탁 방식에 의해 건설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두산 계열사가 운영 중인 신분당선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신분당선(주)는 승객들에게 기본 요금 2250원에서 최고 2550원까지 받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노인(법정 65세 이상)에 대한 유료화를 국토부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 역시 많지 않은 승객때문에 해마다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또, 같은 두산 계열사가 운영하는 용인경전철 역시 서울에 비해 200원 더 비싸다. 따라서 정부가 위기를 일부러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해볼만 하다.

신분당선처럼

한편,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소속의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인천의 지하철 노조들은 공동 대의원대회를 통해 옳게도 법안 통과를 위해 파업까지 동반한 전국 공동 투쟁을 결의한 상태다. 정부와 여당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며 계류 중인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