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철도산업의 방향은 노동자들이 정해야”

“기업 이윤 아닌 철도 안전과 공공성 위한 공동 투쟁 필요”

지난 3월 19일, 전국 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이하 협의회) 차량직종의 소속 노조 대표와 간부들이 금속노조 현대로템지회를 방문했다. 철도차량의 안전과 구조 개혁을 위한 제조사와 운영사 노조 대표 협력회의를 위해서다.

전국 12개 철도운영기관 13개 노동조합의 4만5천여 조합원을 가진 협의회에서는 협의회 상임의장인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과 협의회 차량직종대표인 황수선 서울교통공사노조 차량본부을 중심으로 조성곤 철도노조 구로차량지부장, 변증환 부산지하철노조 차량지부장, 유경덕 인천교통공사노조 차량지부장, 전태석 메트로9호선노조 차량지부장 등 전국 곳곳에서 33명이 참가했다. 현대로템지회에서도 김상합 지회장을 비롯 지회 간부와 대의원들까지 참석했다.

뜻밖에 참석자들이 많았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서 방역방침을 지키며 행사는 이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대강당에서 방역지침을 지키며 회의를 진행했다(사진 © 현대로템지회)

두 단위는 철도 차량을 운영, 정비하거나 직접 제작하는 노동자들로, 성격으로 보면 신차 발주와 수주의 관계지만, 사측의 처지에선 갑을 관계일지라도 노동자들의 처지에서 보면 차량 제작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가 을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노동자들의 만남은 의미있는 일임에 분명하지만 이전까지 이런 만남이 없었고, 무엇보다 현장 간부 수준의 만남이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자리였다.

철도노조 차량지부장과 간부들이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지회)

특히 이날 만남은 철도차량의 제조, 운영사들의 노동자들이 같은 철도산업의 동지적 관계에 있음을 확인하고, 향후 경쟁에 내몰린 철도차량산업의 현실과 그로 인해 노동자와 승객에게 안전하지 않은 차량의 정비 업무의 현실을 개혁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자리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만남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지난 2019년 10월, 협의회와 현대로템지회는 당시 정의당 여영국 국회의원과 김영훈 전 철도노조 위원장의 주도로 철도 차량의 내구연한복원과 저가입찰제 폐지를 위해 함께 노력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1월 25일 협의회 차량정책기획팀이 현대로템지회를 방문, 20대 국회 폐회와 함께 사라진 그 법안의 발의와 통과를 위해 다시 한 번 노력할 수 있을지를 타진하며 공톰점을 찾아보고자 했다. 그리고 다시 지난 2월, 218 대구지하철참사 18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안전한 철도를 만들겠다는 협의회 50여 확대 간부들이 다짐을 하는 자리에 현대로템지회가 방문 철도차량 제작사 노동자로서 연대의 뜻을 밝히고, 협의회 차량직종대표자회의가 이를 확인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협력회의가 성사된 것이다.

2019년 12월 철도안전법 차량 내구연한제 법원 등 개정안 발의에 정의당 여영국 국회의원, 김영훈 전 철도노조 위원장, 조상수 당시 협의회 상임의장, 김상합 현대로템지회장이 함께 하고 있다.(사진 © 정의당)

물론, 운영사와 제작사의 노동자들이 만나는 것에 불편한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협력회의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이에 대해서 분명했다. 현대로템지회의 노보는 이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기업의 이익과 관련된 그 어떤 논의도 협력은 없다. 오직 안전한 철도, 국민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철도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표만 있을 뿐이다. 또한 무한한 성장이 기대되는 철도산업의 발전과 그 속에서 철도와 관련된 모든 노동자들의 안정된 일터, 노력하고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보장 받기 위한 투쟁이다.” 그만큼 두 시간을 훌쩍 넘겼던 토론회에서 두 단위의 노동자들은 열띤 모습으로 이 자리가 매우 중요한 자리이며, 노동자로서 연대를 확대 강화해 철도 안전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 김대훈 상임의장은 “철도산업은 철도, 지하철, 경전철, GTX 등 앞으로 더 큰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이다. 그러나 이 철도산업이 어디로 향하느냐는 우리의 노동운동이 어디를 향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하고 강조하며 “우리의 방향은 명확하다. 공공철도, 안전철도, 녹색 철도를 향한 투쟁을 함께 조직하고 내구연한제 복원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이것이 안전의 시발점이다. 또한 제대로 된 차량을 만들기 위해 최저가 입찰제 폐지 등 철도 지하철 노조협의회와 현대로템 지회가 연대하며 힘차게 싸우자” 하고 말했다.

협의회 상임의장인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사진©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황수선 본부장은 “공장 방문을 하며 이곳 저곳에서 첨단시설 등등 무인화 자동화 시대를 강조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지난 날 마창노련의 역사적 경험과 투쟁을 알고 있다. 업종과 지역을 뛰어넘는 투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협력회의 참가자들은 차량내구연한제를 복원하고 저가입찰제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과 철도안전법개정을 위한 공동 연구와, 이후 협의회가 준비 중인 하반기 철도안전법 개정 투쟁을 공동으로 벌이며, 장기적인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