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는 2월 17일 소속 노조 13곳의 확대간부(각 노조의 선출직 임원과 지역/직종 대표) 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는 대구지하철참사 18주기를 맞아, 더 이상 철도 도시철도의 안전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2021년에는 소속 노조 전체의 공동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아래 기사는 이 회의가 결정한 결의문이다. 이 결의문에 따라, 전국 13개 철도 지하철 노동조합들은 7, 8, 9월에 전국적인 공동투쟁을 벌인다.

위기에 빠진 철도 도시철도 공공성을 위해 교통복지 비용과 교통재정의 정부 지원을 쟁취하고 철도안전법을 전면 개정하자!

2003년 2월 18일. 전동차 두 대와 역 하나가 전소되어 192명이 죽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트라우마를 겪게 만들었던 그 날이 어김없이 다시 돌아왔다.

먼저, 18년 전 그날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여전히 슬픔에 잠겨 있을 유족 등 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어제 일처럼 생생한 우리 철도 도시철도 노동자들은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새롭게 다짐한다.

그날의 교훈은, 참사의 책임을 어느 누군가의 방화나 근무자들의 경험 없음으 로 돌리거나 거짓으로 노동자들을 마녀사냥하거나, 또는 인적오류를 줄이자며 현장 노동자를 처벌하거나 기계로 대체하는 따위로 덮혀져서는 안 된다. 그날 참사의 진정한 책임은, 효율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비용과 인력을 줄이려는 국가, 지방정부, 도시철도 운영기관에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8년 사이, 노동자들의 투쟁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변한 것이 없 다는 사실에, 그리고 오늘 투쟁을 결의해야 하는 현실에 우리는 무거운 책임감 을 다시 느낀다. 우리 투쟁이 패배하거나 일말의 전진도 하지 못하면, 이는 시 민의 생명과 안전에의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돌아보라! 지난 18년 동안 정부는 철도운영기관들 사이에서 그리고 다른 공기 업들 사이에서 효율과 경쟁 중심의 줄 세우기를 강요했다. 이는 고스란히 운영기관의 제 살 깎는 자구노력, 즉 일자리를 줄이거나 사람을 기계로 대체하거나 공채 발행으로 부채를 늘리는 위기 심화의 과정이었다. 이와 동시에 무분별한 민자 유치, 사실상의 민영화와 함께 진행된 그간의 철도 도시철도 산업의 확대 는 이 과정을 더욱 부추겼다. 설상가상으로 그사이 경제 위기와 코로나19 위 기까지 덮쳐 적자는 천문학적 수준이 되었다. 지금, 열차 차량의 제작-정비-폐 차의 전 과정부터 시설의 유지 보수 그리고 승객과 화물의 안전한 수송까지, 생명과 안전을 위해 애쓰는 현장 노동자들의 눈에 어느 하나 만족스러운 데가 있나?! 게다가 사고만 났다 하면 현장 노동자들을 괴롭히며 개악되어온 저들 만의 철도안전법이 오히려 철도 안전에 방해가 되는 현실이다.

이대로라면 2003년 2월 18일이 과거의 일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작년 12월, 김포 경전철에서 벌어진 700여 승객 탈출 사태는 가슴 쓸어내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철도 도시철도의 대형 사고의 전조를 암시하는 바 로 그 순간은 늘 있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제 안전과 생명을 말로만 떠드는 정치권과 관료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 국가 에게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며 투쟁을 선포하자! 위기에 빠진 철도 도시철도 공 공성을 위해 교통복지비용과 교통재정의 정부 지원을 쟁취하고 철도안전법을 전면 개정하자! 안전인력 확보와 4조 2교대 개편으로 안전한 일터를 만들자! 이를 위하여 우리 협의회 소속 노동조합들은 관련 법제도 개선을 정부, 국회 등에 요구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조합원 조직과 대국민 캠페인 그리고 7, 8, 9월 공동투쟁을 결의한다!

2021년 2월 17일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확대간부회의

(공항철도노조, 광주도시철도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 대구지하철노조, 대전도시철도노조, 메트로9호선노조, 부산지하철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서해선지부, 용인경전철지부, 인천교통공사노조, 전국철도노조(가나다 순))